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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 28> 동아시아 문화 속의 수학

수학의 원초적 대상은 수(특히 자연수)이다. 윌리 하트너는 석기시대 유물의 예를 근거로, 원시인들은 수 내지는 수학적인 상관관계를 몰랐으며 오히려 수학적인 본능에 의존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그들은 수적인 개념을 형성하고, 수를 만들어 내고 점차 수로써 문화를 표현했던 것이다.
세계의 문화 특히 우리 문화에서는 수로써 우주 만상의 진리를 표현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문화 속에 가장 깊게 자리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오행의 사상이다. 지금까지도 혼상제례에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화 형태는 차치하고라도 의식주 생활의 각 표현 양식에 이 오행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인다. 우리는 오행의 사상이 옳고 그름이 아니라 그것을 우리의 일상과 함께 하는 문화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행은 수로써 표현된다. 우리는 학생들에게 옛날 중국의 어느 하천에서 나온 거북 등에 새겨진 수와 관련한 문양을 소재로 학생들에게 마방진을 가르친다. 그러나 이것도 마방진 게임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오행에 입각한 우주의 생성 원리를 수로써 표현한 것이다. 오행은 중국에서 건너 왔다는 설도 있으나 우리 민족 최고(最古)의 경전으로 알려진 천부경에서 나왔다고 하는 주장도 있다. 천부경에는 오행 이야기가 직접적으로 기록되어 있지는 않고 수가 기록되어 있다. 천부경은 81자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31자가 수이다. 이 경전은 우주의 원리 설명을 1자로 시작하여 1자로 끝낸다. 온통 수로써 우주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수의 시작은 당연히 1부터 시작되어, 2, 3으로 전개되어 간다. 이제 자연수의 문화적 측면을 짚어보고 이와 관련한 문화를 동시에 알아보기로 하자.

피타고라스 학파와 그들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은 수란 여러개를 뭉친것을 나타내는 개념이라고 생각하여 1은 수로 간주하지 않았다. 그러나 1은 다른 모든 수의 시작과 뿌리이며, 생성원으로서 절대적인 수이다. 16세기 독일의 신비주의 신학자 바이겔(Weigel)은 1을 신성한 존재로서 다음과 같이 규정하였다. 1은 모든 수 2, 3, 5, 10, 100, 1000의 개념과 결론이다. 그러므로 1은 모든 수를 뭉친 것이고, 나머지 수는 1을 펼친 것에 불과하다.우리 문화에서도 1은 하늘에 비유되고 시작하는 수 즉 생성원에 비유된다. 전술한 천부경의 시작 문장과 끝 문장
一始無始一, 一終無終一
의 1은 하늘을 나타내기 위한 1이고, 거북 등의 마방진에 있는 1은 만물의 시원인 물을 나타내기 위한 심볼로 쓴 1이다. 위의 대귀를 살펴 보면 1이 영원한 실체(하늘)인 것 같지만 그것도 사실은 또 다른 궁극 0(無)에서 시작되었다는 주장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우리의 우주관은 모든 것은 1에서 시작된다는 서양의 우주관과 다른 점이다. 지금까지 우주는 빅뱅에서 생겨났다는 주장이 많은 사람들에 의하여 받아 들여지고 있지만 실제로 우주는 절대의 무에서 시작되었다는 최근의 스티븐 호킹의 주장은 우리의 우주관을 지지하고 나선 셈이다.
1이 절대 시원의 수라면 2는 어둠과 부정, 분화와 양극성을 표상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우리 문화는 2를 땅을 나타내는 심볼로 사용하였다. 2에 관련된 수학적 개념 중 가장 중요한 것은 Leibniz가 발견한 이진법이고, 이것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음양 오행이라는 형태로 우리 문화 속에 있었다. 우주는 음양으로 분리되고 그 각각이 또 음양으로 분리되는 것이 사상이다. 사상이 한번 더 분리되어 주역의 8괘가 되며 이것이 그대로 이진법이다. 여기에서 우리의 태극기가 유래되었던 것이다.
2에서 야기된 양극성을 극복하는 새로운 집결의 수는 3이다. 실베스터는 3은 천국의 수이고 시작과 중간과 끝을 가지는 최초의 수라고 했고, 피타고라스는 3은 첫번째 진짜 수라고 했다. 우리문화에서는 3을 인간에 비유하였으며, 천, 지, 인을 각각 1, 2, 3으로 표현하였다. 3은 만물의 물성 속에 존재하고 모든 자연현상은 3화음적 성격을 갖고 있다. 철학과 신학 속에서도 3이란 수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다양한 문화 양상 속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수가 3이다. 4, 5, 6도 각각이 갖고 있는 고유한 의미와 이야기가 있다. 특히 5는 오행과 관련하여 대단히 많은 역할과 의미를 싣고 있는 수이고, 6은 완성적 의미를 갖고 있다. 정수론에서 첫 번째 완전수가 6인 것과 수 6이 갖는 문화적 측면의 일치성은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 황석근교수(경북대)의 원고에서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