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 :                   Mathematics : Form and Function

저자 : Sanders Mac Lane

출판사 : Springer-Verlag

                                                                                                                     번역 : 이상구-오채환등   

                   서   문

 

  지난 4년간 나는, "수학의 철학"에 대한 기초작업으로서, 수학의 형식과 기능을 어떻게 기술하면 좋을지를 궁리해 왔다. 이 책은 그러한 나의 노력을 기록한 것이다. 그간의 나의 노력은 Alexander von Humboldt 재단의 후원으로 행해진 하이델베르그에서의 강의와, 시카코 대학 및 Institute for Mathemathics and Its Applications 후원의 미네소타 대학에서의 강의를 통해서 크게 격려를 받았다. Jean Benabou 氏는 이 책의 원고 전체를 주의깊게 통독하고서 날카로운 의견을 보태주었다. George Glauberman, Carlos Kenig, Christopher Mulvey, R.Narasiman, and Dieter Puppe 氏 등으로부터도 몇몇 章에 걸쳐서 비슷한 배려를 받았다. Fred Linton 氏는 용어선택에서 보다 정확성을 기해야 할 부분들을 지적해 주었다. Georgy Mackey 氏와 나눈 많은 대화에서는 수학의 본질에 대한 소중한 통찰을 얻을 수 있었다. Alfred Aeppli, John Gray, Jay Goldman, Peter Johnstone, Bill Lawvere, Roger Lyndon 氏 등으로부터도 마찬가지로 많은 것을 배웠다. 또 이 책에서 다루는 문제 전반에 걸쳐서는 동료인 Felix Browder, Melvin Rothenberg 氏와 함께한 오랜 논의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Tammo Tom Dieck, Albrecht Dold, Richard Lashof, Id Madsen 氏는 기하학에 대한 탐구에 도움을 주었으며, 또한 Jerry Bona, B. S. Foster 氏는 역학에 대해서 검토하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한편 수리논리에 대한 記述에 관해서는 Gert Muller, Marian Boykan Pour-El, Ted Slaman, R. Voreadou, Volker Weispfennig, Hugh Woodin 氏의 정밀한 검토를 받아야 했다. 그리고 철학적인 제반 문제에 대해서는 J. C. Corcoran, Philip Kitcher, Leonard Linsky, Penelope Maddy, W. V. Quine, Michael Rensic, Howard Stein 氏와의 토의에서 힘입은 바 크다. 여러 문제에 관한 나의 종래의 견해 중 일부에 대해서는 Joel Fingerman, Marvin J. Greenberg, Nicholas Goodman, P. C. Colaitis, J. R. Shoenfield, David Stroh 氏가 건설인 吟味를 아끼지 않았다. 나는 이 모든 분들-그리고 이름이 거명 되지 않은 다른 여러 분들-로부터 마음 깊은 조언을 받았으며, 그 조언에 따르지 아니 한 부분도 적지 않으나, 그 분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바이다.

    아내인 Dorothy Jones Mac Lane은 이 책이 집필되는 기간 내내 필자를 정성껏 보필해 주었다. 그녀의 격려가 없었다면 이 책은 완료되지 못 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Springer-Verlag 출판사의 모든 분들, 특히 편집진 여러분이 나의 원고를 한 권의 책으로 만드는 과정 내내 보여주신 수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1985년 7월 4일    

                            인디애나州 듀운 에이커즈에서

 

                            소온더즈 맥 레인

  

 

                                                      들어가는 말

 

 

     이 책은 수학의 실용적 기원 및 개념적 기원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발전의 특성은 어떠한 것인가를 -역사적 관점에서가 아닌- 수학의 내재적 본질을 탐색하는 입장에서 記述하고자 한다.  따라서 우리는 묻게 된다: 수학의 기능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형식은 어떠한 것인가? 이 물음에 효과적으로 답하기 위해서는 가장 우선적으로 '수학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수학을 구성하는 본초적인 부분들을 개관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앞서 언급한 일반적 물음에 대해서도 주의깊게 취합 된 적절한증거위에 선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요컨데, '수학의 철학'(소위 數理哲學)은 수학 자체의 검토를 거친 토대 위에 서지 않으면 설득력이 없다. 비트겐슈타인(을 포함한 다수의 철학자들) 은  이 점에 문제가 있었다.

  지금부터 우리가 애써 해답을 구하고자 하는 일반적인 문제는 다음과 같은 6가지 대역으로 나뉜다.

  첫째, 수학의 기원은 무엇인가? 라는 문제이다. 산술과 대수적 계산을 성립시키고, 그리고 다시 그로부터 수학적 정리와 이론에까지 이르게 하는 외부적 원천은 무엇인가? 혹은 수학 자체에도 어떤 내재적 원천이 있어서, 수학이론들 중 일부는 순전히 상상력과 내부성찰만으로 진행되기도 하는가? 이 문제는 아주 유서 깊은 물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수학은 발견되는 것인가 아니면 발명되는 것인가?

  둘째, 수학은 어떻게 조직(Organization)되어 있는가? 라는 문제가 있다. 분명 수학처럼 방대하며 다양성을 지닌 학문은 대규모의 체계적인 조직을 필요로 한다. 전통적으로는 수학이 대수학, 기하학, 해석학, 응용수학 이 4부문으로 나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이런 구분은, 예컨대 학부과정의 과목을 편성할 때, 처음에는 용이하겠으나 얼마 안 가서 수정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를테면 (정)수론은 통상적으로 대수학의 한 분야로서 편성과목에 포함되겠지만, 그것은 종종 도구로서 해석학을 이용하기도 한다. 또 유한수학(혹은 이산수학)이 요즈음 유행하고 있는데, 그것은 과연 대수학인지 논리학인지 아니면 응용수학인지 분명치 않다. 대수학은 群論(group theory) 體論(field theory) 環論(ring theory) 및 선형대수(행렬대수)로 나뉜다. 이들 부문은 다시 또 세분된다: 정수론에는 초등 정수론, 해석적 정수론 혹은 대수적 정수론 등이 있다; 군론의 연구는 유한군 분야와 무한군 분야로 확연히 구분되는 반면, 환론의 경우에는 가환환(commutative ring)과 비가환환(non-commutative ring) 이론으로 나뉘되 각각의 용도나 정리내용에 차이가 있다. 해석학은 실해석 복소해석 함수해석 등으로 나뉠 것이다. 기하학의 경우, 대수기하학은 사영기하학에 기초하고 있고 미분기하학은 해석학의 부분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또 위상수학(topology)은 점집합 위상수학, 기하학적 위상수학, 대수적 위상수학, 미분위상기하학 등의 명칭을 가진 분야들을 포함한다.  전통적인 구분의 4번째 영역인 '응용수학'은 한층 더 다양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동력학, 유체역학, 탄성론과 같은 고전적인 응용분야에 주로 적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시스템과학, 게임이론, 통계학, 오퍼레이션 리서어치, 사이버네틱스 등과 같은 최근의 응용분야에 주로 적용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편미분방정식론은 (특히 수치해석적 방법이 포함된 경우) 일면 응용수학에 속하고, 일면 해석학에도 속하며, 또 (미분형식을 이용한 불변형식을 갖는 경우) 일면 미분기하학에도 속한다. 그렇지만 지금 열거한 細部分科 목록도 아직 불완전하다; 예컨대 논리학과 수학기초론 및 그것들을 컴퓨터과학에 응용하는 분과가 빠져 있다.

 

    요약하면 지금 말한 수학의 세분법은 부정확하며, 중복과 애매성을 필연적으로 포함하고 있다. 한층 더 자세한 세부과목들(현재의 연구논문들을 분류 정리하는 데에 Mathematics Reviews가 사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60여 분야들)을 동원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의 어려움은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수학이라는 학문을 단순히 개개의 특수분야들로 세분하는 것으로써 수학의 진정한 조직을 파악할 수는 없다고 결론지어도 되는가? 그렇다면 좀더 깊이있는 조직화의 방법이 있는 것일까? 수학의 여러 분야들을 전개시키는 적절한 순서는 무엇이고, 또 그 가운데 어느 분야가 가장 먼저 올 것인가? 혹시 수학에는 중요하지 않은 분야나 잘못해서 수학에 편입된 따위의 분야도 있을까?

  수학적 개념들은 미리 결정된 일정한 순서에 따라 나타나는 일이 많기 때문에, 혹자는 일련의 수학기초론이 수학과목의 훌륭한 조직화를 제공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보여지겠지만, 수학의 각 분야는 반드시 형식적인 면을 갖고 있다. 구체적인 문제들은 계산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그 계산은 구체적 사실들에 대하여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면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미리 결정된 형식적 규칙에 따라 진행된다; 더구나 바른 형식적 계산의 결과는 정확하게 사실과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기하학에서의 증명들도 공리에서 출발하는 순수 논리적인 추론에 의해서 진행되지만, 그 결과적 정리들은 실제세계의 사실들과 잘 부합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형식적인 것과 구체적인 것 사이의 관계를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 이에 우리는 우선적으로 맨 첫 章에서, 수학의 기본적인 형식적 구조 몇 가지를 제시하면서 본문을 시작하고 있다.

  이상의 고찰은 세째의 문제로 우리를 이끈다: 수학의 형식주의는 사실에 기초를 둔 것인가?(즉, 사실로부터 이끌어진 것인가?) 만일 그렇지 않다면 형식주의는 어떻게 해서 나온 것인가?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도 있다: 수학이 순수한 형식적 게임이라면, 그로부터 도출된 형식적 결론들이 어떻게 그토록 사실과 잘 부합할 수 있는 것일까?

  이어서 네째의 문제는 이것이다: 수학은 어떻게 발전해 나가는가? 자연과학과 공학에서 발생하는 정량화 문제가 수학 발전의 계기인가, 아니면 수학적 전통 내부에서 발생해 온 난제들에 의해서 발전이 촉진되는가, 그것도 아니면 기존의 수학적 전통을 보다 잘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가 발전의 진원인가? 예컨대 정수론은 페르마(Fermat)의 최종정리를 증명코자 했던 부단한 노력에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가? 유서깊은 난제의 해결은 수학이 이룩하는 학문적 위업의 정  점일까, 아니면 비교.일반화.추상화 등에 의한 새로운 개념의 도입에도 '보다 더 체계적인 업적'이라는 평가에 필적하는 영예가 부여될 수 있는 것일까? 특히 후 자에 대해서 부언하면, 추상화는 어떻게 생겨나며 어떤 추상화가 적절한지를 우리는 어떻게 아는가?

  이같은 수학 발전의 역동성과 관련된 문제는 또 하나의 문제 -게다가 훨씬 더 곤란한 문제- 즉 수학연구의 깊이와 중요성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연관되어 나온다.

 

  증명에 관한 면밀한 방법 및 규준은 처음에 기하학에서 발달했다(제3장). 이어서 크게 성공을 거둔 것은 미적분학이라는 분야지만, 이것은 엄밀한 증명에 의거하지 않고 '무한소량'이라는 애매한 개념을 이용했다. 그 때문에 미적분학에도 엄밀한 기초를 부여해 주는 문제가 대두되었다(제6장). 이들 두 경우로부터 다시 다섯째의 일반적인 문제, 즉 수학의 엄밀성에 관한 문제가 도출된다; 엄밀성의 절대적 기준은 존재하는가? 수학의 올바른 기초란 무엇인가? 이와 관련해서 서로 주장이 맞서는 학파가 적어도 다음에 소개된 6개 이상 존재한다.

 

   論理主義(Logicism) - 버트란드.러셀은 주장하기를, 수학이란 논리학에 포함되는 한 분야이고, 따라서 수학의 기초와 그 엄밀성은 논리학의 여러 원리들에 관한 시원적인 진술을 면밀히 검토하면 파악될 수 있다고 했다. 더우기 러셀은 자신의 선배이자 동료인 화이트헤드와 더불어 이 문제를 Principia Mathematics라고 하는 방대한 분량의 공동저서(그러나 지금은 거의 주목받지 못하는 책)를 통해서 개진해 보였다.

   

  集合論(Set Theory) - 거의 모든 수학적 대상이 집합개념(물론 여기에는 집합들의 집합도 포함된다)을 통해서 성립될 수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를 근거삼아, 수학이란 다름아닌 집합에 담긴 내용을 다루는 것이며, 따라서 수학이란 적절한 집합공리들의 목록 -혹은 체르멜로와 프랑켈의 공리나 거기에 아직도 정립되지 않은 몇가지 사항이 보완된 형태- 으로부터 반드시 연역될 수 있다는 입장이 생겨났다.

  

   플라톤주의(Platonism) - 방금 말한 수학의 집합론적 記述은, 집합이라는 수학적 대상이 마치 어떤 이상적(이데아的) 영역 안에 객관적으로 실재한다는 강한 신념과 결부되곤 한다. 실제로 쿠르트 괴델과 같은 몇몇 수리철학자는 우리가 이런 이상적 영역을 감득할 수 있는 (五官과는 다른) 특수감관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도 했다. 또 수학에 대한 플라톤주의에는 이밖에도, 이상적 영역이란 數와 空間的形式('이상적 삼각형' 따위)으로부터 성립되고 있다는 식의, 여러 부파가 있다.

  

   형식주의(Formalism) - 힐버트를 지지하는 학파는 수학을 마치 하나의 게임과도 같은 순수한 기호조작 형식으로 여길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기호조작은 우리들이 수학의 정리들(theorems)을 공리(axioms)로부터 엄밀하게 증명코자 할 때 흔히 도입되는 기법이다. 이런 형식주의적 발상은 '힐버트 프로그램'의 뼈대를 이뤘다: 즉 그것은 '수학에 대한 어떤 적당한 공리계가 무모순(consistent)임'을 보이기 위한 프로그램,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공리계의) 내부체계에 의거한 증명에서는 결코 =1 따위와 같은 모순에 빠지지 않음'을 보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수학에서의 증명은 순전히 (기호)조작 관련 형식으로 간주되어 엄격한 "유한의(finite)" 방식 (따라서 "확고한"secure 방법)에 의해서 객관적으로 연구될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그같은 소기의 無矛盾性의 증명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다. 더구나 괴델의 유명한 '불완전성 정리'(incomplete-  ness theorem, 제11장에서 논의됨)를 보면 그것은 실현가능하지도 않은 것 같다.     직관주의(Intuitionism) - 브라우어(Brouwer)를 중심으로 하는 학파는 수학이 어떤 본초적인 직관, 예컨대 자연수열에 대한 것과 같은 직관에 기초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수학적 대상들의 존재에 대한 증명은 반드시 그들 대상을 적시함으로써 행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연유로 직관주의는 논리학의 고전적 원리들 중 일부, 더욱 정확히 말하자면 '排中律'(tertium non datur, either p or not p)을 배격한다. 이런 직관주의에도 여러 갈래의 부파가 있고, 그 가운데는 '구성적 증명'(proofs which are constructive)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일파도 있다.

  

   경험주의(Empiricism) - 경험주의자들은 수학도 경험과학의 한 분야로 보고, 따라서 수학은 공간과 수의 '과학'인 만큼 엄격한 경험적 기초를 가지지 않으면 안된다는 주장을 한다.

 

  근년에 들어서는 수학의 본성과 기초에 관한 이들 (이외의 것도 포함한) 표준적인 견해로부터 새로운 통찰과 이해가 그다지 풍부하게 산출되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연유로 해서 이 책의 출발점에서는 이들 견해 가운데 그 어느 것도 취하지 않으련다. 그대신 우리는 수학이 현실적으로 보여지는 실질적인 모습과 그 형식성이 어떠한 것인지를 검토하고자 한다. 그렇게 하고 나서야 비로소, 확실한 증거 위에서, 수학의 기초는 무엇이며 또한 무엇이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로 들어갈 것이다.

 

    우리의 마지막이자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수학의 철학'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실로 단독적인 문제라기보다 다음과 같은 일련의 여러 문제 전체를 의미한다: 우선 수학적 실체의 존재론적인 문제로서, '수학의 대상은 무엇이며 (그것이 존재한다면) 어디에 존재하는가?' 라는 문제가 있다. 다음은 형이상학적 문제로서, '수학적 진리의 본성은 무엇인가?' 라는 문제가 있다. 이것은 철학자들이 진리에 대하여 탐구할 때 흔히 '절대적' 진리의 典刑으로서 수학적 진리를 들면서 즐겨 제기하게 되는 문제이다. 또 하나는 인식론적 문제로서 '우리는 수학적 진리나 수학적 대상에 대한 지식을 어떻게 갖게 되는가?' 하는 점이다. 이 문제의 경우는 그 대답이 수학적 진리나 대상이 의미하는 바에 따라 결정되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한편, 그 밖에도 좀더 직접적이고 실제적인 문제도 있다: 수학이란 오직 공리로부터의 형식적(혹은 논리적) 연역에 지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서 수학은 자연과학에서 그토록 경이적인 유효성을 발휘할 수 있단 말인가(E. Wigner)? 바꿔 말하면, 우리가 현상세계를 이해하는 데 수학은 대단한 효능을 제공하는데 그 원천은 무엇인가?

  

  수학적 기초론의 여러 학파들은 제각기 이들 문제에 대해서 나름대로 해답을 구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전반적인 확신을 주는 해답은 아직 없다. 대부분의 경우 (특히 철학자들의 저작에서 보면) 그 해답을 구하고자 하는 시도가 거의 예외없이 지극히 초등적인 부분(數와 連續性 정도)에 머물고 있다. 그렇지만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자료들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 지금 우리가 수학의 다양한 제분야에 대해서 새로운 관점에서 개관을 시작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런 목적 때문에 제1장에서 우선 '수학이란 수와 공간의 과학'이라고 하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출발할지라도, 그것은 통상의 역사적 순서는 무시된 것으로서, 이 출발관점은 몇몇 기본적인 형식적 개념(變換群, 連續性, 距離空間)에 직접적으로 도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 다음 제2장에서는 자연수를 하나의 構造로 파악하고서 표면적 측면과 심층적 면모를 두루 기술하고 있다. 제3장에서는 기하학의 전통적인 기초개념이 요약되고 있다: 그러나 거기에는 運動群이 항상 밑바탕 구실을 하고 있다는 점과, 거의 모든 기본적인 기하학적 아이디어가 오직 2차원의 테두리 안에서도 개진될 수 있다는 주목할 만한 사실에 대한 강조가 실려있다. 제4장의 주제는, 매우 다양한 크기의 척도(양, 공간, 시간 관련)들이 모두 實數라고 하는 단 하나의 구조에 환원될 수 있다는 주지의 사실(그러나 경이로운 사실), 바로 그것이다. 다음 제5장에서는 '함수'개념의 기원과 함수의 정의에 따르는 난점을 논의했다: 이 함수개념은 變換개념을 거쳐서 다시 群개념에 이르고, 그러면 다음과 같이 묻게 된다; 지극히 단순한 군의 공리로부터 그토록 깊은 구조적 결과에 이르는 사태는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제7장 '선형대수학'의 출발점은 "원인에 비례하는 결과"라는 현상의 분석이지만, 거기서 파생되어 나오는 내용의 일부 (예컨대 '고유값'의 개념따위)는 대수학의 범위를 넘나들기도 한다. 그 다음 제8장에서는 고등기하학의 몇가지 측면을 다룬다: 즉 '다양체(manifold)란 무엇인가?'와 같은 문제가 그것이다. 이들 개념 중에는 고전역학과 밀접한 관련을 갖는 것도 있는데, 그런 것들은 제9장 '역학' 편에서 순수수학과 응용수학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여실히 보여주게 된다. 복소해석을 다룬 제10장에서는 다시 함수의 연구 -그러나 이번에는 정칙함수(holomorphic function)의 연구- 로 되돌아 간다. 그것은 제8장의 다양체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또 위상수학(토폴로지)의 기원과도 깊게 관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종반부에서는 수학기초론의 문제(제11장)로 되돌아 가서 앞서 제기한 6개의 철학적인 문제를 다루게 된다. 이제는 광범위한 수학적 내용의 자료를 검토한 연후이기 때문에, 이들 철학적 문제들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좀더 본질에 다가선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논의는 초등수학의 범위 전반에 두루 걸쳐있기 때문에, 독자는 수학에 대해서 어느 정도 예비지식을 가진 분들로 상정되어 있다: 그렇지만 논의에 등장하는 모든 수학적 개념에 대해서, 그것이 어떻게 착안되었으며 어떻게 정의되는지를 명확히 하고자 만전을 기했다. 정의가 부과되는 각 용어들은 이태릭체로 해서 구별짓고 있다. 한편 '§Ⅶ.6'이라는 표시는 '제7장 6절'을 가리키는 반면, '(Ⅶ.6.5)'는 '제7장 6절의 5번째의 식'을 가리킨다; 같은 장의 다른 절 안에서 인용되는 식은 장의 표시를 생략하여 '(6.5)'의 꼴로, 절까지 같은 경우에 인용되는 식은 그냥 (5)의 꼴로 나타내었다.

  

  우리들의 개관은 고전적인 초등수학 분야 전반을 두루 다루기 때문에, 독자들께서는 필요에 따라 참조할 수 있는 적절한 교재를 가까이 두고 있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이 책 말미의 참고문헌에의 참조표시는 본문을 보충하는 데에 필  요한 경우에 한해서, 'Bourbaki 1946'과 같은 형태로 명시하였다. 이런       참조가 여러 번 요구된 책은 Survey of Modern Algebra  Algebra 로서,두 권 모두 버콥(Birkhoff)과 본인(Mac Lane)이 연대해서 저술한 것이다. 한편 Homology Catergories Work ( 후자는 "Catergories for the Working Mathematician" 의 略記 ) 는 본인 단독의 저서이므로 그냥 Mac Lane만의 항을 참조해야 한다. 이어서 수학을 개관하는 다른 책도 몇권 언급해 보자. 부르바키에 의한 저 장대한 업서(예컨대 Bourbaki ??1946??)에는 많은 고급의 내용을 훌륭한 형식적 체계에 담아내긴 했지만, 거기에는 불행히도 지금 이 책의 목표가 되는 수학의 기원과 기능에 대한 배려가 '깨끗하게' 배제되어 있다. 이보다 한결 초등적인 수준의 개관서로는 괴르딩(Gording)에 의한 1977년의 試論(Essay)이 있는데, 거기서 다루고 있는 논제들은 우리의 책과 많이 일치하나 강조되는 내용이 판이하게 다르다. 한편 데이비스(Davis)와 헤르쉬(Hersh)가 함께 쓴 1981년판 개관서는 대중적 견지가 더욱 배가된 책이다.

 

 

      제1장

    형식적 구조의 기원

 

 

 

  수학이라 하면 일단은 공간의 과학, 조금 더 정확히 하면 수.시간.공간 운동에 관한 과학으로 일컬어진다. 이러한 과학의 필요성은 인간활동의 가장 시원적인 형태에서도 발생한다. 실제 그런 활동으로는 물건세기.시간재기.거리재기.물체의 움직임 헤아리기 등이 포함되며, 거기에는 수.시간간격.거리간격.도형의 특성 따위의 이용이 필연적으로 수반된다. 자연히 이들의 조작에 관한 여러가지 사실과 생각이 차례로 축적되고 계산이 행해지는 가운데, 몇가지 중심 개념에 기초한 대규모의 知識團이 형성되어, 마침내 계산에 대한 형식적 규칙도 부과되기에 이른다. 결과적으로 이 지식단은 기초개념.공리.정의.증명 등에 대한 형식적 체계가 갖추어짐으로써 組織化되기에 이른다. 실례로 유클리드는 기하학의 공리화를 꾀하고, 그 공리로부터 여러 정리들을 치밀하게 증명해 나갔다; 이 공리화는, 제3장에서 말한 것처럼, 1900년경 힐버트에 의해서 완성된 꼴을 갖추었다. 마찬가지로 자연수도 사물을 세는(즉 물건의 개수를 헤아리는) 활동으로부터 생긴 것이다: 그것에는 각 수에 이어지는 다음 수(후자)를 나타내는 기법 및 두 수의 덧셈과 곱셈에 관한 형식적 규칙이 따르고 있다; 그리고 나면 이들 형식적 규칙은 모두 '후자함수'에 대한 약간의 공리(페아노-데데킨트 공리)로부터 연역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제2장 참조). 마지막으로, 시간과 공간의 계측은 결국 실수에 관한 공리계의 형태로 요약된다(제4장). 종합적으로 말해서 제2, 3, 4장은 수와 공간 및 시간에 관한 과학에서의 표준적인 형식적 공리화를 다루고 있다.

  구체적인 것(사실)에서 형식적인 것(공리)으로의 이 발전은 기나긴 역사상의 과정인지라, 주요한 개념들이 그 과정 속에서 등장하는 순서가 지금부터 거론하는 순서와는 일치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하겠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관심은 역사적 순서가 아니라, 사실에서 형식으로의 발전가능성 그 자체에 있다. 따라서이 가능성을 설명하기 위하여 우리는 다시 한번 수.공간.시간.운동으로부터 출발해서, 현대수학의 일반적 개념 몇가지를 직접 형성해 보이겠다. 예컨대 사물을 세는 것에서 基數(cardinal number)와 順序數(ordinal number) 개념이 생기고, 또 그로부터 무한집합과 변환의 개념에 이르게 된다. 시간에 대한 해석에서는 순서집합과 완비순서집합의 개념이 생긴다; 이들 개념은 또한 기하학적 계량의 개념과도 잘 부합한다. (공간에서의) 운동 및 두 운동의 합성에 대한 연구는 變換群(transformation group) 개념을 시사한다. 또 이 합성이라는 개념을 더하기(加法).곱하기(乘法)와 같은 산술적 연산과 함께 생각해 봄으로써, 다시 추상화가  ...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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